[전시] 지지않은 매화, 윤회매의 정취에 빠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갤러리나우 3월8~30일 , 다음 김창덕 개인전

윤회매(輪廻梅)를 아시나요? 윤회도자화((輪廻陶瓷畵)는 ?

밀랍으로 만들어져 옛 선비들이 찻자리에서 놓고 즐겼던 윤회매의   매력에 흠뻑 빠져볼 수 있는 다음 김창덕 개인전 ' 지지 않은 매화, NoW에 피다'展이 갤러리나우에서 열린다.

다음 김창덕,조월,42x30cm 돌가루,밀랍,아크릴2023
다음 김창덕,조월,42x30cm 돌가루,밀랍,아크릴2023

벌이 꽃가루를 채집해 꿀을 만들면서 생긴 밀랍을 75도의 열을 가해 다시 매화꽃으로 재탄생 시킴으로써 이 모든 게 돌고 도는 불교의 윤회와 흡사해 라 붙여진 이름이  윤회매(輪廻梅)다.  생화가 살아있는 나무 위에 피었을 때 그 것이 꿀과 밀랍이 될 줄 어떻게 알았겠으며 꿀과 밀랍이 벌집 속에 있을 때 그것이 윤회매가 될 줄 어찌 알았겠는가.  매화는 밀랍을 망각하고 밀랍은 꿀을 망각하고 꿀은 꽃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윤회매가 매화로 되기 전에는 그것이 밀랍이지 꽃은 아니었지만, 매화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은 밀랍의 전신이 꽃이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조선 정조 때 실학자로서 규장각 검서관과 적성(경기도 파주)현감을 지내신 청장관 이덕무 선생이  찻자리에 놓고 감상하기 위해  밀랍으로 만든 매화인 윤회매를 처음 만들었다.

‘차(茶)’란 한자는 풀초(艸) 자와 나무목(木) 자, 사람인(人) 자가 합해진 것이다. 차는 마신다 하지만 마시는 것에만 있지 않다. 마시기 전에 차나무가 생장하기 위해서는 햇빛, 땅의 기운, 비, 자연의 조화로운 결정이다. 차를 통해 풀과 나무 사이에 사람이 있음을 자각하는 것이다. 차를 벗하며 자연과 둘이 아님을 아는 것이다.

이덕무 선생은 차를 좋아하던 다인이라 봄에 잠시 피고 지는 아쉬움 때문에 일품의 격이 있는 매화를 밀랍으로 제작했다. 17세기에 창제한 찻자리 매화 윤회매를  문서 고증을 해 가며 현대에 재현시킨 이가 다음(茶愔) 김창덕이다. 그의 윤회매는 밀랍과 노루 털, 매화 나뭇가지, 석채, 돌가루, 자연 색소 등 천연 재료들을 사용한다. 꽃술은 노루 털을 사용하고 옻칠을 해서 황을 묻힌다. 매화 잎과 꽃술, 꽃받침 등을 밀랍 땜질로 나뭇가지에 붙이면 작품이 완성된다. 다양한 매체의 실험을 통해 구축된 독자적인 조형 양식은 붉고 푸른 꽃잎과 꽃받침이 조화롭게 표현되며, 나뭇가지들이 어우러져 다채로운 느낌을 만들어낸다.

찻자리 벗하는 다화인 윤회매, “보이는 것이 실체가 아니고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실체가 있다 했으니, 작업과정에서 어떻게 격이 있게 비울 것인가”는 작가 스스로의 화두였고 가야할 길이었다.  작가는 윤회매를 한잎 한잎 제작해서 화병에 전통적 방식으로 연출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렇게 제작된 매화를 어떻게 하면 보관하며, 또한 용이한 운반이 가능할까를 오랜 고민 끝에 평면으로 옮기면서 새로운 모색점을 찾았다. 거기에 긴 역사를 지닌 우리 도자를 돌가루를 이용한 방식으로 다양하게 만들어 접목하여 제작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변화 있었고 이러한 새로운 창작 과정은 ‘무엇’과 ‘어떤 것’의 만남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부딪힘이기도 했다.  그렇게  삼 백 여년 전의 이야기가 도자화와 접목하여 <윤회도자화((輪廻陶瓷畵)>가 탄생했다. 작가는 "부조화가 조화로움으로 변화는 작업과정에 무한의 빛이 있었고, 작가에게 있어서 반복되고 힘겨운 노동의 시간들은 내 안에 있는 새로운 나와 만남이었다"며 “그 희망의 빛은 나로서 시작이 되고 또한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긴 여정으로 기록된다.” 고 말했다.

<지지 않은 매화, NoW에 피다>展은 윤회도자화와 더불어 그림자 퍼포먼스, 영상, 영국 대영박물관 등에서 보여주었던 바라춤, 전주 전통술 등으로 맞이한다. 신. 구가 만나서 맛과 멋. 흥이 함께 호흡하고 또한 모두와 함께 나누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는 전시이다.

다음 김창덕의 오프닝 공연 '도산의 달밤에 매화를 읊다' (사진 갤러리나우 제공)
다음 김창덕의 오프닝 공연 '도산의 달밤에 매화를 읊다' (사진 갤러리나우 제공)

오프닝에서는 작가의 밀랍으로 만든 매화로 그림자 놀이 즉 그림자 퍼포먼스를 진행했다.성리학자 퇴계이황 선생께서 느꼈던 매화사랑을 퇴계선생의 시와 작가가 제작한 윤회매로 연출한 그림자를 작가의 바라춤과 접목한 공연이다. 전시는 3월 30일까지 열린다. ▣

 

저작권자 © 컬처램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