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가장 사랑하는 겨울 레퍼토리, 예술의전당과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이 올해도 관객들과 만난다.
2000년 유리 그리고로비치 안무 버전으로 초연된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매년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연말 공연계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아왔다. 크리스마스이브 밤, 주인공 소녀 ‘마리’가 꿈속에서 호두 왕자를 만나 환상적인 크리스마스 랜드를 여행하는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표 가족 발레다. 웅장하고 감동적인 차이콥스키의 음악, 화려한 무대와 의상, 나라별 캐릭터 인형 춤과 유명한 ‘눈송이 춤’ 등 풍성한 볼거리가 더해져 연말 공연에 어울리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 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만의 특별함
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의 가장 큰 특징은 ‘호두까기인형’ 역할을 목각인형이 아닌 어린 무용수가 연기하는 점이다. 이 역할은 국립발레단 부설 발레아카데미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진행되는 공정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되며, 차세대 발레 인재들이 전문 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다.
또한 극 전개를 이끄는 핵심 인물인 ‘드로셀마이어’를 해설자적 성격의 주도적 역할로 설정한 점 또한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의 독창적인 요소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적 요소에 더해 성인 관객도 몰입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 차이콥스키의 음악과 명장면이 이끄는 감동
차이콥스키의 음악은 공연 전반에 걸쳐 환상적 분위기를 조성한다. 서곡을 비롯해 합창의 허밍이 더해진 1막 눈송이 장면, 첼레스타의 투명한 음색이 돋보이는 2막 ‘마리’의 솔로 등 음악적 완성도가 높은 장면들이 이어진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볼거리 역시 〈호두까기인형〉의 큰 매력이다. 1막 피날레에서는 24명의 무용수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눈을 형상화한 ‘눈송이 춤’을 펼치고, 이어지는 2막에서는 스페인·중국·러시아·프랑스·인도 세계 5개국의 개성을 살린 디베르티스망이 이어지며 무대 분위기를 한층 다채롭게 만든다. 또한 32명의 무용수가 구성하는 ‘꽃의 왈츠’는 정교한 군무가 빚어내는 화려함을 보여주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공연의 마지막에는 마리와 왕자가 웅장한 음악에 맞춰 그랑파드되를 선보이며 극의 감정선을 절정으로 이끌어,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 순간을 선물한다.
■ 일곱 커플이 그려내는 꿈과 환상의 무대: 코르드발레 엄나윤, 안수연 새 마리로 데뷔
이번 시즌 〈호두까기인형〉에는 국립발레단을 대표하는 수석무용수 박슬기, 조연재, 김기완, 이재우, 허서명, 박종석을 비롯해 총 일곱 커플의 마리와 왕자가 무대에 선다. 각 커플은 서로 다른 개성과 해석으로 〈호두까기인형〉의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분위기를 다채롭게 완성한다.
특히 올해는 11월 〈지젤〉의 ‘패전트 파드되’ 여성 솔로로 성공적인 데뷔를 선보인 엄나윤, 그리고 지난 5월 국립발레단 신작 〈카멜리아 레이디〉에서 ‘마농’ 역으로 주목받은 안수연이 새로운 ‘마리’로 무대에 올라 기대를 모은다. 두 무용수의 신선한 해석과 에너지는 작품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더할 전망이다.
SYNOPSIS
서막 | 크리스마스 이브의 거리
크리스마스 이브. 오늘은 마리네 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린다. 친척들과 친구들이 파티에 참가하기 위해 마리네 집으로 간다.
1막-1장 | 크리스마스 파티가 한창인 거실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서 즐거운 파티가 시작되고 아이들은 트리 주위를 돌며 흥겹게 춤을 춘다. 그때 마리의 대부인 드로셀마이어가 가면을 쓴 채 등장한다. 가면 때문에 아이들은 그가 누구인지 몰라보는 가운데 드로셀마이어는 아이들에게 지팡이를 서게 하는 마술과 태엽 인형들의 춤을 보여준다. 할리퀸의 점프, 콜롬비나의 회전, 여자악마와 남자악마의 격렬한 깜짝 춤. 가면을 벗은 드로셀마이어는 마리와 프리츠에게 선물을 주는데 마리는 살아 움직이는 호두까기인형을 선물 받는다. 그러나 인형을 탐낸 개구쟁이 프리츠의 장난으로 호두까기인형은 망가져버리고 만다.
1막-2장 | 한밤중 마리네 집 거실
한밤중에 마리는 호두까기인형이 걱정되어 거실로 내려온다. 이때 마리의 꿈속에 나타난 드로셀마이어는 거실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거대하게 키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트리 밑에 놓여 있던 각 나라의 인형들과 호두까기인형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살아 움직이게 한다. 호두까기인형이 움직이는 것을 신기해하고 있는 이 때 갑자기 생쥐들이 나타나 인형들을 위협한다. 호두까기인형은 인형들을 이끌고 생쥐들과 전쟁을 벌인다. 호두까기인형과 쥐 왕의 결투에서 마리는 자신이 아끼는 호두까기인형이 위험에 빠지자 드로셀마이어가 가르쳐 준 대로 양초를 쥐 왕에게 던져 호두까기인형의 승리를 이끈다. 마리는 쓰러진 호두까기인형을 보고 슬퍼했고, 그 순간 호두까기인형은 멋진 왕자로 변신해 크리스마스랜드로 환상적인 여행을 떠나자며 손을 내민다. 크리스마스랜드로 향하는 길에 마법의 눈송이들을 만나 함께 춤을 추고, 배를 타고 해저나라를 지나 하늘로 올라간다.
2막 | 크리스마스랜드
반짝이는 큰 별 하나가 점점 가까워지고 그들은 크리스마스 트리 꼭대기에 도착한다. 그때 어느새 따라온 쥐들이 등장하여 다시 전투가 벌어지지만 왕자는 가볍게 승리한다.
마리와 왕자는 승리의 기쁨에 행복해하고 인형들은 두 사람을 위해 각 나라의 춤을 춘다. 스페인 춤, 인도 춤, 중국 춤, 러시아 춤, 프랑스 춤에 이어 화려한 꽃의 왈츠가 무대를 가득 채우고 마지막 마리와 왕자의 결혼식 2인무가 피날레를 장식한다.
에필로그 | 크리스마스 아침
마리가 잠을 깨어보니 모든 것이 꿈이었다. 호두까기인형을 품에 안은 마리는 지난 밤의 환상적인 꿈을 생각하며 크리스마스 아침을 맞이한다.▣
